지난 몇 달간 몰입해 만든 주식 물타기 계산기를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배포하려다 뜻밖의 장벽을 만났고, 그 과정을 솔직하게 기록하고 추후 해결책을 알면 배포하겠습니다.
1. 물타기 계산기, 왜 만들었나
투자를 하다 보면 주가 하락 구간에서 평균 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물타기’ 전략을 정말 많이 고민하게 된다.
이를테면 10만원에 100주를 샀다가 주가가 7만원으로 내려갔을 때,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단가를 낮추면 손익분기점이 내려가 심리적 부담도 줄고 회복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문제는 매번 엑셀을 열어 수치를 바꾸고 시나리오를 조합하는 일이 꽤 번거롭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사용자 입력(보유 주수/평단, 추가 매수 수량/가격)에 따라 새로운 평균 단가와 손익분기점을 즉시 보여주는 간단한 웹 계산기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UI는 가볍고 직관적으로, 모바일에서도 무리 없이 쓰도록 반응형으로 구성했고, 핵심은 계산 정확도와 즉시성에 두었다.
주요 공식은 단순하다. 추가 매수 후 평균 단가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 break-even(손익분기) 가격 = 새 평균 단가
가장 많이 묻는 “얼마를 몇 주 더 사면 평단이 어디까지 떨어지는가”를 한 번에 보여주고, 여러 시나리오를 바꿔가며 빠르게 감을 잡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2. 크롬 확장으로 배포하려던 이유
웹 페이지도 좋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브라우저에서 바로 열리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이 접근성 면에서 가장 편했다.
클립보드로 복사한 수치를 붙여 넣고 즉시 결과만 확인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고, 북마크 대신 툴바 아이콘으로 한 번에 띄우는 흐름이 잘 맞아 보였다.
또한 무료로 공개해 커뮤니티 피드백을 모으고, 필요하다면 고급 기능만 별도 실험해보려는 그림도 있었다.
3. Google 웹스토어에서 마주한 벽
절차는 간단하리라 생각했다. 개발자 계정을 만들고, 소정의 등록비를 결제한 뒤, 패키지와 스토어 정보를 올리고 검토를 기다리면 끝.
그런데 등록비 결제를 위해 결제 프로필을 생성하는 단계에서 결제 국가 목록에 ‘대한민국’이 없다는 사실을 보고 멈춰섰다.
이 단계가 막히니 이후 절차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 계정은 만들어졌지만, 결제를 못 하니 개발자 등록이 완료되지 않는 구조였다.아무리 찾아보아도 없다. 계속 찾아 보았지만 검색해 보니 특정 국가만 결제 프로필이 지원되고, 한국이 이 목록에서 빠지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경험담이 다수였다.
4. 가능한 해결 시도들과 제약
가장 먼저 떠올린 건 결제 프로필의 국가를 바꾸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거주지·결제수단·청구 주소가 얽혀 있어 손쉽게 변경할 수 없었다.
해외 주소와 해외 발행 결제수단이 요구되는 흐름에서 현실적으로 준비가 어려웠고, 무엇보다 계정 정책과 정합성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이 컸다.
VPN이나 타인 도움을 통한 우회도 떠올랐지만, 계정 신뢰도와 향후 업데이트, 수익 정산(유료 전환 시)까지 고려하면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2025년 8월 현재 시점에서는 한국에서의 개발자 등록 결제가 제한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5. 돌아가는 길: 대안과 실험
정면 돌파가 어렵다면 우회로를 찾는 수밖에 없었다. 우선 소스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누구나 직접 설치해 쓰게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다만 크롬 확장이라는 특성상 스토어 설치만큼 진입장벽이 낮진 않다. 개발자 모드 설치 안내를 최대한 쉽게 쓰고, 데모 페이지와 GIF를 곁들일 계획이다.
국내 플랫폼도 알아봤지만, 데스크톱 브라우저 확장 배포에 최적화된 마켓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블로그와 X(트위터), 카페를 통한 직접 배포와 피드백 수집을 병행하고 있다.
6. 만들면서 배운 것들
첫째, 글로벌 플랫폼은 지역별 제약이 크다. 개발 전에 결제·법무·세금·인증 흐름을 체크했다면 일정과 리스크를 다르게 설계했을 것이다.
둘째, 커뮤니티의 기록은 큰 힘이 된다. 같은 문제를 겪은 개발자들의 글을 통해 막히는 지점과 가능한 대안,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시도’까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셋째,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배포 지연의 시간을 투자 가치로 바꿀 수 있다. 특히 시뮬레이션 범위를 넓혀 분할 매수/매도, 손절·익절 목표가 역산 같은 기능을 더하고 있다.
7. 앞으로의 계획
정책 변화가 생긴다면 즉시 크롬 웹스토어 업로드를 재개할 예정이다. 그
동시에 웹 버전을 더 매끄럽게 다듬어, 확장 설치 없이도 빠르게 계산하고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개선 중이다.
배포 경로가 막혀 있어도, 사용자가 겪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키우면 결국 길이 열린다는 믿음으로 한 발씩 나아가려 한다.하다보면 또 한걸음 나가게 된다.
8. 마무리하며
물타기 계산기 프로젝트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지만, 배포의 문턱에서 서비스와 플랫폼, 정책의 교차점을 적나라하게 체감하게 해주었다.
좌절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용자 여정의 빈틈들을 확인했고, 그 사이를 메우는 것이 제품의 본질이라는 것도 다시 배웠다.